울에서 그랑프리를 연다면 어떤 모습일까?

 한국에서 진지하게 매직을 플레이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주변 아시아 국가들의 그랑프리 경험은 다들 한 두번씩 있을 것이다. 대표적으로 일본, 중국, 대만, 말레이시아, 홍콩 태국. 그랑프리의 스케일에 반해서 계속 참가하게 되는 케이스. 아예 안가본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가본 사람은 없다는 그랑프리.

 대회에 따라, 토너먼트 상황에 따라서 다르기 때문에 호텔 한 두 층을 빌려서 하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그것도 꽤 세련되고 깔끔한 모습이었다.) 천장이 10M는 넘는 대형 전시회장에서 열리는 것이 기본이고, 응당 그랑프리라는 이름이 붙는 대형 토너먼트라면 그런 모습이어야 하지 않을까?

 물론 아쉽게도 이번 행사 역시 그랑프리는 아니다.  

그냥 타이틀만 놓고 보자면 그랑프리 트라이얼일 뿐이다. 하지만 지금 서울에서 100명에 가까운 매직인들이 승부를 벌이고 있는 곳은 강남의 대형 전시회장인 SETEC이고,  세계 어느 그랑프리에 내놔도 수준이 쳐지지 않는 약 천명이 넘는 인원을 넓게 수용할 수 있는 곳이다.

 대회장의 사진만 보자면, 이건 그랑프리 못지 않다. 서울에서, 아니 한국에서 그랑프리에 걸맞는 외향의 행사는 3년전의 리미티드 챔피언십이 전부였다. 그 이후로는 사람이 아무리 늘었다고해도 장소는 대학로나 공공시설의 강당을 빌리는 등 조금 쯤은 아쉬웠던것이 사실. 

 하지만 지금 다시 서울 강남의 SETEC에서 다시 그랑프리의 모습이 재현되고 있다.

 사보텐과 달무티의 콜라보 만남은 극적이었다. 원래 프리미엄 토너먼트라면 한달은 미리 준비되고 최대한의 마케팅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그런데 장소 대여비와 상품을 고민하면 작은 샵에서 타이틀 없이는 행사를 꿈꾸기 조차 힘든 법이다. 하지만 고작 열흘전인 20일에 케이크 스퀘어 행사를 위주로 '비교적 여유가 있는 전날에 세팅해서 매직 토너먼트를 하면 어떻겠느냐'는 기획이 시작되었고, 달무티의 매직 토너먼트 경험과 사보텐의 대형 전시회 행사 경험을 믿고 토너먼트가 극적으로 성사되었다.

국내 최대 규모의 동인 행사인 케이크 스퀘어는 일년에 3~4회 세텍에서 정기적으로 열린다. 

그렇다면 이번 기획의 성공된다면, 그랑프리 규모의 매직 토너먼트가 같은 빈도로 열릴 수 있다는 소리다. 

 지금은 짧은 준비에 부족한 마케팅이 조금 아쉬웠지만, 앞으로 사보텐 & 달무티 콜라보 행사의 두번째 세번째가 있다면, (제발 그럴수 있기를 빈다.) MTGKOREA.COM의 사설 토너먼트 체계와 준비가 더해져 한국의 스타시티 게임즈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각국의 사설 토너먼트의 척도는 그 나라의 매직 토너먼트 수준을 가늠한다. 인원은 아직 다소 부족하지만, 이 정도의 준비와 인플레라면 곧 서울 그랑프리를 기대해도 되지 않을까? 비록 이 말이 과장일수는 있지만, 그래도 한국 토너먼트가 좋은 방향으로 가는 한 과정임에는 틀림없다.

한 섹션만 찍었는데, 자리가 이렇게나 비어버렸다...! 너무 넓어~!!